최근 영어 몰입화 교육 때문에 말이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바보짓이다. 영어 공부하면 좋은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방법이 문제다. 학창 시절에 모국어 공부 못하면 애들이 말을 못한다. 생각의 깊이가 얕아진다. 그렇게 되었을 때의 피해는, 한국 경제에서 한국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영어에 비해 엄청 크기 때문에, 영어 조금 잘하게 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이 점은 진중권도 지적하고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이 고급 문헌 해독 능력이 꼴찌라고.[1] 영어 몰입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해독 능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차라리 한국어 버리고 영어만 쓰자고 한다면 모를까, 이건 미친 짓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신해철이 꼬집은 것처럼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낫다.[2] 이렇게 되면 수구 꼴통들이 지겹게 떠들어대는 국가 안보 걱정이 단번에 사라지고, 달러를 쓰게 되니 환율 걱정도 사라진다. 물론, 미국이나 한국 모두 그렇게 할 리 없지만.
이런데 쓸 돈 있으면 국어 교육에 좀 더 힘쓰는 게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출판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서관들의 학술 도서 구입을 지원해주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해야 초중고 비중이 과도하게 큰 출판계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일본이 참 부럽다. 과학계만 놓고 생각해도 한국은 자국 교재로 가르치지 못한다. 그래서 죄다 영미권 책을 봐야 한다. 대가가 나와서 한글로 좋은 책 써주면 어디 덧나나? 그런데 그런 책이 거의 없다. 한글로 된 책이 있기는 하지만, 수준이 영미권의 그것에 비하면 많이 쳐진다. 하지만, 일본은 일본어 책이 꽤 있다고 한다. 물리 문제집만 봐도 우리는 P&S(Problems and Solutions)을 비롯한 영미권 책만 보지만, 일본은 자국 책도 있다. 그것도 시리즈로! 그만큼 인력이 풍부하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시오노 나나미도 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3] 외국어 잘하려면 모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대개 국어도 잘하긴 했다. 또한 어릴 때 장기간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은 한국어 서툰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한국어는 모국어가 아닌 것이다.
덧. 어차피 영어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원서봐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모국어로 쓰여진 좋은 책이 있다면, 그걸 봐야한다. 영어 공부보다 이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배경 지식의 유무는 내용 이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는 게 많으면 외국어로 쓰여져 있어도 이해가 빠르기 때문이다.
[1] 진중권, "반론은 영어로만 받겠습니다", 프레시안, 2008년 2월 2일.
[2] 신해철 "차라리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 한국일보, 2008년 2월 5일.
[3] 시사IN 20호.
차라리 한국어 버리고 영어만 쓰자고 한다면 모를까, 이건 미친 짓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신해철이 꼬집은 것처럼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낫다.[2] 이렇게 되면 수구 꼴통들이 지겹게 떠들어대는 국가 안보 걱정이 단번에 사라지고, 달러를 쓰게 되니 환율 걱정도 사라진다. 물론, 미국이나 한국 모두 그렇게 할 리 없지만.
이런데 쓸 돈 있으면 국어 교육에 좀 더 힘쓰는 게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출판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서관들의 학술 도서 구입을 지원해주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해야 초중고 비중이 과도하게 큰 출판계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일본이 참 부럽다. 과학계만 놓고 생각해도 한국은 자국 교재로 가르치지 못한다. 그래서 죄다 영미권 책을 봐야 한다. 대가가 나와서 한글로 좋은 책 써주면 어디 덧나나? 그런데 그런 책이 거의 없다. 한글로 된 책이 있기는 하지만, 수준이 영미권의 그것에 비하면 많이 쳐진다. 하지만, 일본은 일본어 책이 꽤 있다고 한다. 물리 문제집만 봐도 우리는 P&S(Problems and Solutions)을 비롯한 영미권 책만 보지만, 일본은 자국 책도 있다. 그것도 시리즈로! 그만큼 인력이 풍부하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시오노 나나미도 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3] 외국어 잘하려면 모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대개 국어도 잘하긴 했다. 또한 어릴 때 장기간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은 한국어 서툰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한국어는 모국어가 아닌 것이다.
덧. 어차피 영어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원서봐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모국어로 쓰여진 좋은 책이 있다면, 그걸 봐야한다. 영어 공부보다 이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배경 지식의 유무는 내용 이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는 게 많으면 외국어로 쓰여져 있어도 이해가 빠르기 때문이다.
[1] 진중권, "반론은 영어로만 받겠습니다", 프레시안, 2008년 2월 2일.
[2] 신해철 "차라리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 한국일보, 2008년 2월 5일.
[3] 시사IN 20호.


덧글
vvin85 2008/02/06 13:10 # 삭제 답글
1. 영어 잘 하면 좋긴 하지. 학계 사람들은 특히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한다. 그런데 전국민이 영어를 잘해서 얻는 이점은 관광객들이 늘어난다는 것 말곤 모르겠다.2. 영어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는 말도 원론적으로 맞는 말. 원어민 교사들 데려다 놓고 맨투맨으로 하면야 효과야 직빵이지. 근데 한 교실에 40명씩 수업하는 환경에서 이게 가능하느냐 _-_ 돈은 둘째치고..
운전면허 민영화 한다니 빨리 따둬라 (설마;;) 미국따라 수능도 민영화 할지도.. 아무튼 좀 짱임.
wolga 2008/02/06 13:56 # 답글
1. 나도 반성하고 있다. 좀 더 열심히 해야하는데. 관광객도 얼마 안 늘 것 같아. 외국인 교사 들여오는 돈으로 국가 홍보나 더 잘하면 좋을텐데 말이지.2. 영어로 영어 가르치는 건 나도 찬성한다. 문제는 다른 과목까지 영어로 가르치려고 했다는 거 아닌가?
3. 난 평생 운전대 안 잡을 거라, 안 딸거야. 바쁘면 택시 타지 뭐. 과시용으로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 올리도록 하지.
vvin85 2008/02/06 14:59 # 삭제 답글
몰입화한댔다가 영어만 영어로 가르친다고 바꾸고 지들끼리 말이 안 맞고 있음.. ㅡ,.ㅡ그보다 까이는 진짜 이유는 이걸 기러기 아빠가 불쌍하다고 사교육 대안으로 들고 나와서.. 까여도 싸지
wolga 2008/02/06 15:18 # 답글
vvin85. 생각하고 말하지 않고 그냥 터뜨리기만 하니 참 피곤한 인수위네.
ㅒIN~ 2008/02/07 10:38 # 삭제 답글
좀 짱인듯....ㅋㅋㅋㅋ -_ -;
다경 2008/02/07 11:39 # 삭제 답글
영어고 어느 나라 말이고 말 자체를 제대로 못 하는 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소용이 없는 것이... 한국 아이들의 언어 습득이 외국어를 잘 하는 나라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 한글 교육이 아직도 주먹구구라는 걸 보면 말을 배울 줄 모르는 애들에게 영어를 아무리 틀어줘야 뻥카지. 한국말을 잘 구사하는 사람이 외국어를 빨리 배운다는 것을 학생 시절에 많이 봐오기도 했고...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외국어를 필요로 한다. 사회가 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는 사람이 성장하는 것을 조금만 덜 무자비하게 잘라낸다면 영어는 알아서들 다 잘 배울텐데...
wolga 2008/02/07 13:03 # 답글
ㅒIN~. ㅋㅋㅋ다경. "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외국어를 필요로 한다." 이 말 참 와닿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