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하재근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 하재근

이 책은 이기준 서울대 전 총장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의 책입니다. 이기준 교수는 서울대에게 더 많은 자유를 줄 것을 요구합니다만, 이 책의 저자 하재근씨는 그 반대로 말합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는 일차적으로 평준화를 이룰 것을 주장합니다[3].

하재근씨의 기본적인 논리는 이렇습니다.

첫째, 경제 정책에 있어서 자유화는 실패한 정책이다. 왜냐면 주주 자본주의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모두 외국 자본의 소유가 되었고, 주주들은 당기적인 이득을 위해 직원을 해임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CEO를 앉힌다. 직원을 잘 해임한 CEO는 스톡옵션도 받고 성공한 CEO로 칭송받게 된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근로자의 삶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도 같이 망하게 되는데,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육성에 무관심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소니와 도요타가 보여준 다른 행보를 보면 분명해집니다. 도요타는 사람을 믿었지만, 소니는 그렇지 못했죠. 소니는 삼성에게 추월당했지만, 도요타는 조만간 자동차 업계에서 실적이나 명성에 있어서 명실상부하게 1위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4].

둘째, 김영삼 이후의 교육 정책은 모두 자유화다. 민주화가 아니다. 따라서 경제 정책에서의 실패와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실패할 것이다. 여기서의 실패는 승자독식의 사회가 되고, 공교육이 무너지게 된다는 뜻[5].

셋째, 한국 사회는 지금까지 대입 정책으로 안 해본 게 없는데, 딱 하나 안 해봤다. 그게 대학 평준화. 그리고 이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사실 전 프랑스식 교육 체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모든 대학을 평준화시키고, 엘리트는 그랑제꼴에서 양성하는 시스템이죠. 한국 사회도 그렇게 가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있죠. 자사고를 늘리고, 특목고도 늘리고 있습니다. 과학고도 원래 몇 개 없었죠. 경기과학고가 처음 개교했고, 경남, 광주, 대전이 이어서 개교했었습니다. 그 이후에 조금씩 늘어났는데, 이게 지나치게 계속 되었죠. 거기다 요새는 영재고라는 걸 만들었고, 부산으로 부족해 서울도 바꾸고, 이젠 대구와 경기에 인가를 내줬습니다. 이제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합치면 2퍼센트가 된다고 하죠. 하지만, 예전에는 그보다도 훨씬 적었습니다. 이범은 이것을 두고 1퍼센트의 경쟁이 10퍼센트의 경쟁으로 확대되었다고 말했습니다[6]. 이렇게 되면 평준화에 엘리트 교육으로 양념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줄세우기가 되버리는 거죠.

어쨌거나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우울합니다.

[1] 하재근씨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ooljiana.tistory.com
[2] YES24 책 소개
[3] 책을 읽어본 소감에 따르면, 아무래도 교육 투자 증대는 더 원하실 것 같긴 합니다.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차 강조하시고, 국가의 필요성 역시 매우 자세하게 설명하시니까 말이죠.
[4] 도요타도 요새 좀 힘들긴 한 모양이더군요. 아무래도 세계 경제가 안 좋긴 하나봐요.
[5] 이 과정에 대해서는 하재근씨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한국 사회에 관심을 가진다면, 이 정도는 당연히 이해를 해야 합니다.
[6] 이범은 내신 강화를 하고 나서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범은 수능 강화를 표방합니다. 저 역시 이 생각에 동의합니다. 수능은 충분히 변별력이 있습니다. 내신으로 평가하겠다는 건, 학생을 피말리게 하는 거죠. 논술도 사실 악수입니다. 과외할 게 늘어나거든요. 사실 부자가 아니라면, 종목이 적을 수록 유리합니다. 그래서 전 수능 하나로 일원화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예전에 안 해본 게 아니더군요. 62년도에 대학입학자격국가고사라는 걸 봤는데, 비인기대학 미달과 성적우수자 탈락 사태가 생겼다고 하네요. 각론은 들여다봐야 알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가장 합리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안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