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바나 다카시, 뇌를 단련하다

뇌를 단련하다
다치바나 다카시 저/이규원
다치바나 다카시의 뇌를 단련하다를 읽었어요. 흥미로운 책입니다, 대학 입학하신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장해요. 대학원에 갓 입학하신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실천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결국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내용은 단 한 가지라고 보여져요. Liberal Arts[1]를 충실하게 공부하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예요. 이것을 말하기 위해 그는 다양한 이야기를 합니다. 책은 그의 화려한 지식 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책에 실린 내용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것은 그가 생각한 liberal arts이니까요.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에서 언급한 것과 비슷하게, 대학생들의 학력에 대해 비판하고, 문과생이든 이과생이든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문제 의식을 던진 후, 그는 C. P. 스노우를 언급하죠.

"그들(문과계 지식인)은 여전히 전통적 문화가 '문화'의 전체인 양 그리고 마치 자연법칙 같은 것은 없는 양 생각한다.자연법칙을 탐구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전혀 흥미가 없다는 듯이 말이다. 마치 물질 세계의 과학적 체계가 그 지적인깊이, 복잡성과 명확성에 있어서 인간 정신이 이룩한 가장 아름다우며 경탄할 만한 공동 작업의 소산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그러면서도 대다수의 비과학자들은 그 체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다."[2]
스노우는 위와 같은 주장 덕분에 편지를 엄청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지지자도 많았고, 반대자도 많았다고 하네요. 그가 예견한 두 문화는 지금도 유지되고, 강화되어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도 가운데 셰익스피어를 읽어본 사람이 적은 것처럼, 문학도 가운데 열역학 법칙을 배운 사람의 수가 적은 거겠죠.

아직 연구자로서 명함 내놓기 힘든 저같은 사람으로서는 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네요.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학 때는 좀 다양하게 공부할 필요는 있지 않나 생각해봐요. 두 문화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서 할 이야기가 정치 이야기 밖에 없다면, 조금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다치바나는 부수적으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충고를 몇 마디 합니다. 공부 잘하는 것만이 중요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도 하고, 스무 살이 되면 자기 뇌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뇌 계발을 게을리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친구의 중요성도 언급하죠. 다치바나는 자신의 사례를 들었어요. 대학에 갔더니 학교선배가 '이거 알어? 이거 읽어봤어?'라고 물어봤는데,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유명한 그 역시 하나도 몰랐다는거죠. 이를 두고 그는 '물론 지금은 그게 얕은 지식으로 자랑하려고 물어본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러한 자극들이 뇌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대화란 두뇌 계발에 최고의 수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 http://en.wikipedia.org/wiki/Liberal_arts
[2] 다치바나 다카시, 뇌를 단련하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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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슈퍼컴 2009/09/22 11:10 # 삭제

    문학도 가운데 '열역학 제 2 법칙'을 논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엔트로피에 관한 법칙이라고 그러면서 막 장광설을 펼치는데...
    전 놀랬습니다. "내가 배운 엔트로피는 그게 아니라능" ㅠ.ㅠ
    "그럼 엔트로피 변화량 dS 구할 줄 아시냐"고 반문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 wolga 2009/09/22 11:50 #

    인문학에서는 은유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전 아직까지 그런 분을 보지 못해서 가타부타하기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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