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의 은유

사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용례를 자주 씁니다.
  • X는 Y해야 제맛
  • X는 Y해야 맛이 좋다
그런데 사실 X는 먹는 거에만 쓰이는 게 아닙니다. 구글에서 '제맛'만 검색해봐도 그와 같은 사례를 꽤 많이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요새 자주 쓰이는 'X는 까야 제맛'도 있죠.

네티즌만 쓰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기사 제목에도 쓰입니다. 다음에서 기사에 [제맛]만 검색해보세요. 제가 짧은 시간 안에 찾은 것만 꽤 됩니다. [라이브로 즐겨야 제맛], [극장에서 봐야 제맛], [마라톤, 풀코스가 제맛], [사랑은 나눠야 제맛],[펀드, 묵혀야 제맛], 기타 등등.

[제맛]이라는 표현이 인간에게 안 쓰이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항상 선을 넘었는가 안 넘었는가, 이에 대한 문제라고 봐요. 가령 배슬기씨 사건을 보면, '맛이 좋다'는 성희롱이 됩니다. [참고:성희롱 관련 기사 정리] 이 경우,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담고 있는 내용이 문제되는 거겠죠. 그래서 맛을 이용한 은유에서는 잘못이 없다고 봅니다. 어쨌든 공적인 자리에서 할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덧. [X를 소화한다]도 위와 비슷합니다. X가 미니스커트, 비키니, 스키니인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덧. 꿀벅지 논쟁이랑 엮어서 이야기해보려고 했는데, 고려해야할 것이 많아서 관뒀습니다.
덧. 그나저나 역시 인터넷이 좋긴 좋군요. 검색 몇 번 해보면 용례들이 잔뜩 나오니까요.

덧글

  • 2009/10/10 17:1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wolga 2009/10/10 17:19 #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인데 기분 나쁠 말을 굳이 쓸 거 있나 생각합니다.
  • 슈퍼컴 2009/10/12 11:01 # 삭제

    말이나 글로 표현을 정말 잘한다는 것은 상대를 '감동'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럴려면 때와 장소를 잘 가려야 하는데, 공적인 자리나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를 분간 못 하고 애써 작위적으로 이목을 끌려고 자극적으로 분출하는 표현은 차라리 하지 않은 만 못하죠.

    심지어 그런 그릇된 언행을 어설프게 디팬스하고 있는 몇몇 블로그 포스트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 wolga 2009/10/12 11:13 #

    저는 질리지 않는 맛이 진짜 즐길 맛이라고 생각하는데, 글쓰기도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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