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 데커스, 『시간의 이빨』

1946년생의 저명한 네덜란드 생물학자의 책.[1] 온갖 죽어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병렬식 전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것들이 꽤 많아서, 논리적 전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저자의 박학다식함이 느껴지는 책이라, 지식의 외연을 넓히는 것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책이다. 간간히 저자의 위트가 묻어나와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두꺼운 책이라 매일 조금씩 천천히 읽고 있었는데, 서울 출장 다녀오면서 단숨에 읽었다. 그러고 보면, 버스는 독서하기에 부적절하지만, 기차는 정말 독서하기 좋은 공간이다.

440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코끼리에 관한 것이었다.[2]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가 죽으면 "코를 가지고 죽은 동료의 입을 후벼파거나 맥없이 쓰러져 있는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도 하고 상처를 흙으로 덮어주기도 하며, 먹이도 먹지 않고서 하루 종일 우울하게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댄다"고 한다. 플로리다의 어느 사파리 공원에서 있었다는 이야기도 심금을 울린다. 정가 2만원.

[1] 미다스 데커스, 『시간의 이빨』, 오윤희, 정재경 옮김, (영림카디널, 2005), 초판 3쇄.
[2] 위의 책, 336-3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