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출장

올해 예전 보스가 환갑이 되어서 상해에 다녀왔습니다. 출장 다녀오면서 경험한 것들을 좀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1) 예전에 적었듯이 한국 사람은 상해에 갔다가 다른 곳으로 가면 비자가 필요없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이 워낙 복잡하다보니 비행기 탈때마다 문제가 많았습니다. 런던에서는 항공사 직원이 24시간 규정만 알고 있어서 처음에는 저보고 못간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군요. 72시간 규정은 상해가 해당되지 않는다면서요. 그래서 제가 144시간 규정이 있다고 여러번 이야기했습니다. 대략 20분 이상 기다렸고 직원이 결국 다른 곳에 전화해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수하물을 부칠 수 있었죠. 핀란드에서 상해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탔는데, 게이트 앞에서 직원이 서울 가는 티켓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 그나저나 핀란드 공항에서 중국 학생이 저보고 니혼징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자신은 스타일을 보고 한/중/일 국민을 판단하는데, 제가 양복을 입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니라고 하니까 중국인이냐고 물어보고 마지막으로 한국인이냐고 물어봤어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앉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3) 중국 공항에서는 144시간 규정으로 입국하는 줄이 따로 있어서 오히려 빨리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4) ATM 기기에서 영어로 전환이 되지 않아서 고생했네요. ATM에서 쓰이는 한자를 찾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절대로 그곳에서 환전하면 안됩니다. 제가 15파운드 정도를 환전하려고 하니까 60위안을 수수료로 내라고 하더군요.

(5) 지하철을 타려면 UnionPay 같은 신용카드만 가능할 겁니다. VISA나 MASTER는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ATM에서 돈을 뽑았습니다. 이것도 얼마 이상 지폐는 안 되어서 주변 맥도날드에서 음료를 시켜마셨죠.

(6) 상해 지하철은 서울 지하철마냥 크기가 꽤 되었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 음악 틀어놓는 사람 등등 민폐 고객이 꽤 되었습니다. 심지어 한적한 곳에서 어떤 남자가 제 눈치를 보며 자기 여자친구 치마 조금 들추기도 하더군요.

(7) 홍차오 공항에서 한국으로 갈 때 비행기가 4시간 연착되었습니다. 환승하실 거면 이런 일이 꽤 자주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8) 중국 공항은 쓸데없이 보안이 세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보조 배터리 캐리어에 넣었다고 빼러 갔었고, Security Check할 때 직원이 몸을 만져가면서 숨긴 거 없나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별 문제없는 건데 굳이 다른 사람에게 보내서 확인하게 하기도 하더군요.

(9) 히드로에서 푸동 공항까지 가면서 영화를 네 편 봤습니다. 각각에 대한 평도 남겨둡니다.

A. 위플래시.

인상깊은 장면들이 몇 있는데, 첫번째는 앤드류가 자기 바쁘다고 만나던 여자랑 더 안 만나는 장면. 두번째는 자동차에 치여가면서 공연장에 가는 앤드류. 세번째는 플래처가 자신이 하던 일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이 되도록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앤드류가 탬포를 줄여나가다가 늘려나가는 장면.

그리고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는 꿈을 위해 자신의 나머지 모든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가치있는 것일까? 그렇게 해서 행복한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많겠지. 두번째는 최고의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정표를 가리키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등떠미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B. 쇼생크 탈출

역시 명작은 명작. 인상적인 장면은 1) 주인공이 처음으로 금융 상담을 시도한 장면, 2) Brooks가 자살하게 되는 과정들, 3) 이름 쓰는 장면이 나중에 다시 나오면서 이어져 떨어지는 돌덩이, 4) 그리고 가장 유명한 그 장면. 크게 덧붙일 말이 없고 한 마디 덧붙이면 이야기가 재회까지 다루느라 좀 길긴 했다.

C.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다. 시저가 사람들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하는 전개가 정말 훌륭하다. 집에 가자니까 문을 닫는 장면도 좋았고, 처음으로 말을 하는 장면도, 탈주하는 장면도 좋았다. 특히 여자친구가 시선을 끌어 남자가 시저에게 찾아갈 수 있었던 장면, 그리고 금문교에서 위아래로 공격하는 장면.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작품이었다.

D.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전작에서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 문명이 상당히 퇴보하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아무리 지능이 같다고 치더라도 핵무기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지나? 그냥 폭탄 엄청 떨어뜨리면 되는 건데. 좀 공감이 덜되었다. 그런데 그 외의 부분들, 그러니까 코바가 반란하고 진압하는 과정은 꽤 마음에 들었다. 신기한게 노 라고는 많이 말하는데 예스라고는 말을 안하더라.